공부하려고 남들이 좋다는 학습지, 참고서 찾아보고, 좋은 필기구도 구입하고, 독서 받침대도 있으면 좋을 것 같고,
학습 플래너도 구입하고 준비는 철저히 했는데 정작 시작하려 하면 앞부분만 깨작거리다 포기하는 학생
운동 시작한다고 명품 운동복에 최신 장비로 중무장하고 준비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정작 실제 경기에서는 몸사린다고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
휴대용 전자기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일하는 모습이 멋있을 것 같아 여기저기 카페 가입해 정보 수집도 하고, 거금을 주고 구입했지만 정작 한두번 기록해 보구 결국엔 영화나 게임 하는데만 쓰는 직장인
이런 분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의 모습이기도 하구요. ^^
저 같은 경우 GTD나 ZTD 같은 좋은 방법론에 대한 정보도 찾고
이를 통해 업무방식을 개선하고자 해도 오랜동안 실제 적용이 어려웠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직장 생활동안 쌓인 방대한 업무 자료와 기존 습관을 바꾸는데 필요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
어디서부터 건드려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메일 관리 체계 조차도 새로 바꾸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정립한 업무 시스템을 실천 해보면서도 기존 업무 방식도 같이 공존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행운인지 불행인지 업무용 컴퓨터가 바이러스로 완전히 먹통이 되는 바람에 전부 포맷하고 재설치할 때
비로소 새로운 업무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메일 자료나 주소록도 복구를 못할 정도여서 난감했지만 몇일 지나도 업무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덕분에 데이터 백업 방법도 연구하게 되어서
{내문서}{메일데이터}{주소록}{즐겨찾기}등은 모두 시스템드라이브에서 자료실드라이브로 이동 보관 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지요.
업무용 컴퓨터가 날아 갔을때는 정말 머리까지 텅비게 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눈을 감고 잠시 있다보니 기존에 묶여 있던 어떤 것으로 부터 해방되는 느낌이 들더군요.
지금 당장 불편할 지언정 성격상 놓지 못했던 과거의 것들을 말끔히 털어버린 것이지요.
이번 경험을 통해서 깨달은 점은 무언가 바꾸고자 한다면 완전히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 업무 방식이야 정기적으로 컴퓨터를 밀고 새로 깔 듯 변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
{팀이동}{이직}{전직} 같은 극단적인 방법도 있구요.
하지만 진짜 문제는 어떤 계기가 있기 전까지 바꾸지 않으려는 것 특히 습관화되고 편하게 느끼는 생각과 행동들을 고치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그런 마음 상태라면 무언가 한다 해도 수박 겉 핥기 정도밖에 안 될 겁니다.
'이 정도만 알아도 됐어' 라던가
'해보니까 나랑 조금 안맞는거 같아. 그만하자' 라는 생각들...
기존의 내가 가진 것들과 충돌하는 부분에 대해서 마음속에선 빨리 포기를 강요하지요.
그래서 개선의지와 실천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정말 중요한건 좋은 방법론이 아니라 의지박약한 내 자신을 깨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이번에 하드 날리면서 새롭게 시작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ㅎ